패션 디자이너 / 박민지 패션디자이너

세상의 아름다움을
옷으로 표현합니다
막연히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는 패션 디자이너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걸까?
패션 디자인의 영역은 얼마나 다양한 걸까? 파리에서 패션을 배우고 20여 년간 의류 대기업에서 일하며
브랜드 론칭까지 일궈낸 박민지 패션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패션 디자인의 세계.
글 박민지, 편집 이지혜, 사진 박민지 제공
세상의 아름다움을
옷으로 표현합니다
막연히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는 패션 디자이너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걸까?
패션 디자인의 영역은 얼마나 다양한 걸까? 파리에서 패션을 배우고 20여 년간 의류 대기업에서 일하며
브랜드 론칭까지 일궈낸 박민지 패션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패션 디자인의 세계.

글 박민지, 편집 이지혜, 사진 박민지 제공

Q만나서 반갑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을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안녕하세요? 패션 디자이너 박민지입니다. 파리의 스튜디오 베르소(STUDIO BERÇOT)를 졸업하고, 파리에서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의 인턴을 거쳐 코린 콥슨(CORINNE COBSON)의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패션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한섬의 시스템(SYSTEM)과 타임(TIME) 니트 디자인실 수석 팀장을 거쳐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디자인실 실장으로 일했습니다. 20여 년간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신세계백화점 프리미엄 브랜드 ‘S’와 ‘델라라나’를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Q화려한 경력을 쌓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나요?

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습니다. 꿈은 일곱 살 때부터 시작됐어요. TV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블랙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광고에 나오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저기가 어디죠?” 하고 물었어요. 엄마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저는 “나도 저기에 가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온갖 잡지와 브랜드 카탈로그를 모았어요. 패션에 대한 신문 기사나 칼럼을 잘라 스크랩도 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계속했던 취미생활이었죠. 머리를 식힐 때는 패션 일러스트를 그렸습니다. 특별히 미술학원에서 배우지는 않았어요. 워낙 어릴 때부터 틈날 때마다 그림을 그려서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파리로 유학을 갔습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만을 바랐던 저에겐 당연한 수순이었어요. 경제적인 부분은 부모님이 해결해 주셨지만, 유학을 떠나기 위한 준비는 제가 도맡아 진행했습니다. 프랑스 대사관과 문화원을 오가며 유학 절차를 밟았고 프랑스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스튜디오 베르소 패션 학교의 인터뷰를 통과해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 존 갈리아노와 코린 콥슨의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스튜디오 베르소 교장의 추천으로 한국의 한섬에 입사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Q패션의 세계는 무척 넓은데요. 이를 어떻게 나눌 수 있고
이에 따라 패션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패션 디자이너가 일하는 분야는 옷부터 액세서리까지 다양하게 나뉩니다. 의류는 크게 양장과 한복으로 분류하고 성별과 나이에 따라 남성복, 여성복, 아동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옷의 용도에 따라 유니폼, 운동복, 평상복 등으로 세분화하죠. 의류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대체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활동하며 이를 종합해 ‘의상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옷을 생산하는 방식에 따라 기성복과 맞춤복으로 나눌 수도 있고 영화나 연극의 의상을 디자인하는 코스튬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기성복을 의미하는 프레타 포르테(Pret a Porter), 맞춤복을 뜻하는 오트 쿠튀르(Haute-Couture) 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 보셨을 거예요. 대부분의 패션 디자이너는 대량 생산을 하는 기성복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패션을 아이템으로 나눈다면 우븐(경사와 위사가 구분돼 짜인 원단), 니트(한 가닥의 실이 루프 형태로 짜인 원단), 가방, 신발, 보석, 모자, 속옷 디자이너 등으로 패션 디자이너를 구분할 수도 있어요.
패션의 세계는 이렇게 넓다 보니 패션 디자이너가 하는 일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큰 회사에서 일할 수도 있고 개인이 경영하는 작은 브랜드를 위해 디자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브랜드와 업무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일을 하는 것이죠.

Q그렇다면 패션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역량,
자질, 태도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옷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남보다 앞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패션의 영감은 단순히 좋은 옷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미술과 건축, 음악 등 다양한 예술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언제나 세상에 관심이 열려 있고 아름다움을 좇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 적합합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디자이너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일에 지쳐 매너리즘에 빠진 것인지 혹은 좋아하는 것이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취향이 없는 사람은 오래 일하지 못합니다. 금방 힘들어지고 괴로워지죠. 지금 속한 브랜드가 내게 안 맞는다면 다른 브랜드를 찾으면 되고,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내가 어떤 것을 만들고 창조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금은 좀 어렵더라도 취향을 하나하나 모아 언제나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 일에 지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패션 디자이너가 되려면 꼭 패션디자인학과에 진학해야 하나요?
진학을 위해 미대 입시(실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패션 관련 자격증은 필수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전공자도 얼마든지 패션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의상학과 출신이지만 미술 계통, 건축 전공자도 많죠. 패션 디자이너는 일하면서 배우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사실 전공을 하지 않아도 업무가 가능합니다. 전공자의 경우 업무 지식보다는 취업에 용이한 정보가 많다는 것이 이점입니다. 어느 회사에서 일하는 선배나 어떤 브랜드에서 일하는 친구 등 지인을 통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죠.

대부분의 패션디자인학과는 미술대학에 속해 있지만 과학대학이나 문과대학, 이과대학에 속한 의상학과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입학할 수 있습니다. 대학마다 입시 전형이 인문계열, 자연계열, 예능계열로 나뉘어 있고 두 가지 전형으로 다 뽑는 대학도 있으니 가고 싶은 대학의 입시 전형을 꼭 살펴봐야 합니다. 대학에 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에도 SADI, 에스모드 같은 패션 스쿨이 있죠. 이 학교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전문 분야마다 자격증이 있다지만 패션 디자이너 중에 패션 디자인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본 적은 없습니다. 컬러리스트 중에 컬러 관련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 취업에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만약 어느 사설 기관의 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그것으로 패션 디자인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격증을 따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디자인 분야의 자격증을 필수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만들 줄 아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Q패션에 관심이 많고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자이너라는 직군은 전문적인 일입니다. 어디에 소속돼 일하는 직군과는 조금 달라요. 군인이나 경찰은 퇴사하면 더 이상 군인, 경찰로 불리지 않습니다. 회사원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디자이너는 어디에 소속되어 있든 아니든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면 변함없이 디자이너로 불립니다. 디자이너에게 속한 곳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디자이너는 지금처럼 변화가 큰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라고 자부합니다. 자기 능력에 따라 영원히 일할 수도 있고 한 번에 여러 프로젝트도 맡을 수 있는 일입니다. 패션의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넓어서 정말 다양한 곳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브랜드 역시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수없이 많아요. 시즌별 프로젝트, 아이템별 기획 등 일의 범위는 끝도 없죠. 단순히 어디에서 소속되지 않아도 되는 전문성을 갖춘 직업이라는 겁니다.
요즘은 직업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서 도리어 이것이 직업을 찾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보가 많다고 한들 겪어보지 않는 길을 찾아가는 것은 여전히 힘든 도전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도전이라고 해도 간절히 꿈을 꾸고 실천하면 불가능한 일은 없어요.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다양한 길이 있고, 선택의 방향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경험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에 대한 섣부른 결론만 내리지 않는다면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밝은 미래가 온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민지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패션

“패션 산업은 보통 판매하고자 하는 물량의 2배 이상을 생산합니다.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하지만 최근 일부 플랫폼에서는 판매 후 생산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미리 디자인을 제시하고 소비자가 구매한 만큼만 생산하면 브랜드의 재고 부담은 없어지고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죠. 옷을 생산하는 기간을 소비자가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점차 인식이 바뀐다면 서로에게 큰 이익이 되고, 과잉 생산을 막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재생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이제는 필수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유럽의 소재 전시회에서는 재생 소재에 대한 활발한 개발이 있었지만, 국내에선 인식이 좋지 않아 소극적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고가 의류에서도 재생 소재 사용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저도 될 수 있으면 재생 소재나 환경에 해롭지 않은 소재를 쓰려고 노력해요.
인공지능이 패션 산업에 등장한 것은 지속가능한 패션의 전망을 좀 더 밝게 해줍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옷의 실루엣을 고르고 패턴, 색상 등을 넣어 디자인하고 모델에게 입힌 뒤 구체적인 모습을 영상으로 구현합니다. 샘플을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죠. 이런 변화는 버려지는 샘플과 재고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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