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사진가 / 사진가 김용호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누구도 보지 못한 시각으로
유명 패션 잡지의 화보와 패션 브랜드의 광고 사진 등을 찍어 온
사진가 김용호. 동시에 그는 미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하다.
패션 사진가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을 묻자 그는 창작자라면
독창성, 문화적 소양, 호기심, 진정성 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심우리, 사진 김재형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누구도 보지 못한 시각으로
유명 패션 잡지의 화보와 패션 브랜드의 광고 사진 등을 찍어 온
사진가 김용호. 동시에 그는 미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하다.
패션 사진가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을 묻자 그는 창작자라면
독창성, 문화적 소양, 호기심, 진정성 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심우리, 사진 김재형

“패션 사진에 대한 내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장소, 모델, 스타일링, 편집 디자인까지 모든 것이 새로워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더 새롭기 위해 노력해 왔다.”

김용호는 40년간 상업 사진과 예술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국내 대표 사진가다. <보그>, <GQ> 등의 패션 매거진을 통해 패션과 트렌드를 선도했고, 현대카드·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수많은 기업 광고 사진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TV와 잡지에 나오는 광고 사진을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판매한 유일한 사진가이기도 하다.
그가 작업한 예술 사진 역시 남다르다. ‘몸’, ‘피안’, ‘모단-걸’ 등의 독창적인 스토리를 담은 작품은 물론,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의 인물 사진도 촬영했다. 지난 2월 작고한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을 담은 사진은 시대의 지성이 아닌 ‘인간 이어령’을 조명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Q. 오랫동안 패션 사진과 광고 사진 작업을 해오셨습니다.
패션 사진(상업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나요?

‘새로움’입니다. 새롭지 않으면 주목을 끌지 못해요. 아무도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거죠. 사진을 찍을 때면 이미지보다 이야기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아름다운 피사체를 그대로 보여주기보단 그 아름다움이 어디서 왔는가를 사진에 담아내면 그 의미와 가치가 더 커진다고 믿습니다. 뻔한 사진은 재미없잖아요. 이야기로 사진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관심을 갖게 해야 해요. 이러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대상을 새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유행하는 이미지 스타일만 좇았다면, 또 광고 사진가로 상품 그 자체에만 집중했다면 사진가로서의 생명도 곧 끝났을 거예요. 하지만 제 사진은 작품으로 갤러리에 전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Q. 스토리텔링이 김용호의 사진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만큼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고 구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촬영하기 전부터 관련된 자료를 모두 찾아 읽어요. 피사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만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지기 때문이죠. 제품을 기획한 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대상을 직접 관찰하기도 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도 주의 깊게 봅니다. 인물을 촬영할 때엔 전기, 취재 기사 등을 꼼꼼히 읽고 인물의 느낌을 내 식대로 해석합니다. 평소에 책과 잡지 등을 읽으며 자료를 축적해 놓고 주말에는 공예 전시장이나 미디어아트, 공연장 등을 찾아다닙니다.

패션 사진을 찍을 때 김용호는 ‘새로움’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사진 제공/ 김용호

전시나 공연 등 다양한 분야를 많이 접하는 것이 독창적인 사진의 비결인가요?

예전에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관에 가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예요. 결국 기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찍으려는 대상에 대한 연구를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결과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죠. 사진가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담습니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알아둘수록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요.

“수십 년 동안 해온 작업물을 정리하며 궁금해졌다.
나는 누구일까.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사진가’라고 답하지만,
‘어떤 사진을 찍는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Q. 지난 7월, 40년의 작업 여정을 담은 책 <포토 랭귀지(Photo Language)>를 출간하셨습니다.
책을 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지금 사진작가로 인터뷰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영상 작업도 하고 ‘모던 보이’라는 조형물도 만드는 등 수많은 분야의 작업을 해왔어요. 결국 하나의 장르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성이 ‘나’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동안의 작업을 아카이빙하면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책에는 이제까지 참여한 여러 프로젝트와 작품 뒤에 숨겨진 저의 고민과 이야기, 상상력을 담았어요.

Q. 패션 사진뿐 아니라 광고, 영화, 설치미술까지
끊임없이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 추구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세상 돌아가는 데 관심이 많아요. 하루가 멀다 하고 책이며 영화, 전시 등등 정말 새로운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것들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재생산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니 재미있고, 경제적인 소득도 얻고, 새로운 사람들과 협업하며 영감을 얻을 수 있어 유익해요.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 단순한 기술자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사진만 해서 최고가 될 수도 있지만, 사진 때문에 확장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것들을 누구도 보지 못한 시각으로
담아내는 것이 사진가의 몫.”

얼마전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을 기록하기도 한 김용호의 사진 세계는 인물 사진, 예술 사진 등을 아우른다.
사진 제공/ 김용호

Q.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경상도 말로 ‘천지삐까리’입니다. 생각만 달리하면 주변에 소재가 널렸다는 말이죠.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용기와 실력, 시간, 자본의 문제일 뿐이지 널린 게 작품 소재예요.

Q. 창작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예절, 겸손,
배려를 꼽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예의, 겸손, 배려, 모두 저의 목표이기도 해요.(웃음) 일을 할 때 클라이언트와 동료들에게 예의를 갖추려 노력합니다.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오만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자주 얻었어요. 예의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갖출 수 있겠지만 배려심은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진정성이 없다면 과연 그 배려가 배려로 느껴질까요? 그저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Q. 사진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소년이로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이라고 했어요.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다’는 주자의 말이죠. 사진은 도구에 불과합니다. 사진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지만 배움에는 때가 있는 법입니다. 카메라를 늘 들고 다니면 순발력이나 촬영 기술을 익힐 수는 있겠지만 인문학적 소양 없이는 독창적이고 철학적인 시각을 담기엔 역부족입니다. 학교에서 문학, 역사, 과학 등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자신과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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