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월드ON

최근 메타버스가 화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의 인기 역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을 증명한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제트 ‘제페토’, SK텔레콤 ‘이프랜드’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 및 공공 기관 등은 메타버스 속 공간을 구축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바로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이하 유티플러스)의 ‘디토랜드(DitoLand)’다. 디토랜드는 전문 지식이 없는 이용자도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가 인기 있는 이유는 사용자가 크리에이터가 되어 뭔가를 계속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생산과 소비가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인 거죠. 저희 디토랜드 또한 사용자 스스로가 콘텐츠를 만들고, 그 안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이에요.”

유티플러스는 2006년 설립된 게임 회사로, 2019년에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탈리온’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태연 대표는 게임 회사가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에 대해 ‘사용자는 제작자가 만든 세계, 캐릭터, 시나리오대로 움직여야 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임 콘텐츠를 몇 달, 몇 년 동안 개발해도 이용자의 소비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랐고, 새로운 아이템과 시나리오를 향한 니즈는 더욱 커져갔다. 이때 생각해낸 것이 ‘사용자가 스스로 만드는 게임 콘텐츠’였다. 당시 로블록스 역시 샌드박스(SandBox) 게임 형식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던 만큼 최대한 사용자에게 자유도를 주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샌드박스라는 게 말 그대로 ‘모래 놀이터’라는 뜻이거든요. 아이들이 모래밭 안에서 별다른 도구도 없이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이용자들이 직접 개발하고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게임인 거죠. 디토랜드 역시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유태연 대표가 디토랜드 개발을 시작한 2019년만 해도 메타버스는 대중들에겐 낯선 개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급작스럽게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일었다. 코로나 사태로 친구를 만나지 못하자 온라인 공간에서 만남을 대신했고, MZ세대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문화행사 참여, 커뮤니티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이렇게 비대면 문화가 뉴노멀이 되는 상황을 보며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해 2021년 3월, 디토랜드를 선보였다.

디토랜드 스튜디오

디토랜드는 ‘메타버스 테마파크’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구축한 것이 가상공간과 캐릭터, 오브젝트를 자유자재로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는 디토랜드 스튜디오다. 디토랜드 스튜디오에서는 사용자가 수준 높은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 코딩 기능도 제공한다. 개개인의 캐릭터 정체성을 중시하는 소셜 네트워크 성격과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놀이공간의 성격을 두루 갖췄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니 행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도 이어진다. 2021년에는 세계적인 인디 게임 개발 박람회 ‘2021 인디 크래프트 온라인 게임 가상쇼’를 비롯해 tvN 15주년 랜선 행사 ‘즐거움랜드’ 등도 진행했다. 디토랜드 내 가상공간에서는 행사 부스를 설치하고, 미팅룸을 열고, 보이스 채팅 기능을 통해 실시간 소통하는 등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디토랜드는 코딩 교육용 콘텐츠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내 코딩 교육은 물론 코딩 강사 교육에도 디토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중 가장 좋은 예가 한국잡월드에 자리한 체험실이다. 유티플러스는 지난 2022년 7월 한국잡월드와 MOU를 체결하고, 12월부터 한국잡월드 내 미래형 체험실 구축에 참여해 ‘메타버스 랩’,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2개의 체험실을 운영 중이다. 메타버스 랩에서는 디토랜드 스튜디오를 활용해 자신만의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 수 있으며,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친구들과 협업하여 직접 디자인한 아바타 캐릭터로 다양한 월드를 배경으로 메타버스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 수와 콘텐츠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요. 특히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오프라인에 국한되어 있지 않아요. 청소년들이 한국잡월드에 오픈한 2개 체험실에서 메타버스 공간에서 펼쳐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경험해보고 창작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한국잡월드 ‘메타버스 랩’ 체험실

디토랜드는 현재 테스터나 개발자를 위한 베타 버전으로 운영 중이다. 이용자 피드백을 최대한 많이 받고 소통할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다. 정식 오픈은 올해 상반기로 계획 중이다.
메타버스 시대, 유태연 대표는 “메타버스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웹 형태의 플랫폼이 메타버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라며 “전문가의 영역이 개인으로 확장되는 탈중앙화야말로 메타버스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언젠가는 개인이나 회사, 단체 등 모두가 가상공간을 갖고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그 안에서 세일즈를 하고, 사무실을 열고, 전시회를 하면서 지금까지는 공간과 예산 문제로 전문가들이 독점하던 여러 비즈니스 기회가 개인에게로 넘어오는 거죠. 이미 유튜브가 보여준 것처럼 메타버스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유태연 대표는 메타버스 관련 직업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러분들은 이미 인터넷 공간과 메타버스를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있어요. 미래에는 이런 가상공간을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창작하고 향유하게 될 거예요. 전 게임 개발자로 시작해서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고 있지만 미래엔 메타버스 환경이 어떤 산업을 만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지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당장 코딩이나 3D 그래픽을 공부하기보다는 다양한 교과를 폭넓게 공부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것을 추천해요. 결국 메타버스도 사람들이 머물고 놀이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