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예술가/
서양화가 박기훈

예술작품에
공존의 메시지를 담다
예술가들은 항상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시대가 직면한 문제에 반응해왔다.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를 향해
‘공존’을 주제로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박기훈 작가를 만났다.
글 김민지, 사진 조혜윤
예술작품에
공존의 메시지를 담다
예술가들은 항상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시대가 직면한 문제에 반응해왔다.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를 향해
‘공존’을 주제로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박기훈 작가를 만났다.
글 김민지, 사진 조혜윤

박기훈 작가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7월 15일부터 <Art for Green 공존을 향한 예술의 여정>전이 열리고 있는 한전 갤러리 전시장. ‘공존’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공존을 향한 예술의 여정, 그 시작

박기훈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미술학원을 가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았고 학교에선 미화부장을 도맡았다. 어린이 대상 미술대회에서 수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미대 진학을 꿈꾸었을 때 처음에는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 모두 “학업성적도 좋은데 왜 굳이 미래가 불투명한 미대에 진학하려 하느냐?”라며 말리기도 했지만 어머니께선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느끼고 표현하며 살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구나”라며 뒤에서 묵묵히 지지해주셨다고 한다.

“미대에 진학해서도 미술을 끝까지 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특히, 제가 전공한 판화의 경우 대중의 인식도 좋지 않고 미술계에서 주목받지 못했어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미대에 진학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 역시 대학 졸업 이후의 진로를 고민하며 방송국 취업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아시아 대학생 및 청년 작가를 대상으로 한 아트페어(ASYAAF)에 출품한 작품이 어느 갤러리 대표에게 판매되었고, 그 후 스스로의 가능성을 시험하며 미술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어 박기훈 작가는 자신만의 새로운 표현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판화의 소멸판법에서 착안한 채각 기법으로 캔버스에 독창적인 화풍을 그려냈다. 채각기법은 작품을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려 여러 가지 색을 차례차례 덧칠한 뒤 조각칼로 한 땀 한 땀 파내면서 작품의 색과 질감을 완성해나가는 기법이다. 최후에 드러날 색을 고려하여 물감의 두께, 덧칠의 순서를 철저하게 계산하고 단계적으로 작업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제작 과정이 녹록지 않지만 박기훈 작가는 이 점이 판화의 매력이라 말한다.

“판화는 다른 장르와는 달리 제작 전의 과정을 철저히 계획해서 작업해야 해요. 마지막에 실제로 찍고 나서야 작품의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죠. 내가 의도한 대로 표현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짜릿한 희열을 느껴요. 가끔 예상치 못한 효과가 우연히 나타날 때 그 기쁨은 더욱 커지지요.”

동물에 대한 애정을 ‘공존’으로 발전시키다

박기훈 작가는 2009년부터 채각 기법으로 ‘공존’이라는 주제의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이는 어릴 적부터 키워온 반려동물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다 보니 유기견, 멸종동물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레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유토피아를 꿈꾸게 되었던 것.

그의 작품들에는 빌딩 숲으로 가득한 도시와 야생동물이 등장한다. 이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든 적응하려는 동식물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동물과 상생하는 삶의 규범과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작품 내 요소들의 대비, 인공 색감의 사용, 판화적 기법 등은 모두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그만의 예술적 장치이다.

공존(共存)-2123, 130.3x193.9cm,
캔버스 위에 채각(彩刻)기법, 2021
공존(共存)-2249, 130.3x162.2cm,
캔버스 위에 채각(彩刻)기법, 2022

“상처, 아픔이라는 키워드는 판을 파내는 판화의 행위와 연결 지을 수 있었어요. 판을 파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느꼈거든요”

박기훈 작가는‘공존’초기작에서 주로 휘황찬란한 도시의 저녁 불빛을 뒤로하고 외롭게 서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그렸다. 인간의 탐욕으로 서식지를 잃어버린 야생동물들의 비극적인 상황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도시 한가운데 홀로 서 있던 동물 옆에 나무와 가족, 동료를 그려 넣기 시작했다. 하나가 아닌 둘, 셋, 넷이 함께하는 공존의 모습이야말로 기후위기와 환경 파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는 관람객에게 멸종 위기 동물이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서 나아가 ‘동물과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담은 것이기도 하다.

그는 관람객들이 자신이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의 생태적 특성이나 서식지 등에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먼저 대상을 이해해야 애정이 생겨나고 그와 관련한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예술은 과격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이 있어요. 2020년 호주 남동부 지방에서 대규모 산불이 일어났을 때 코알라가 등장하는 작품을 제작했는데, 그 작품을 보고 관람객들이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예술가로서 다시 한번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나의 메시지’를 고민해보세요

그는 예술가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자신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진중하게 고민하고 그 표현법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권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일단 머리로 기획하고 제작 과정을 상상하여 차질 없이 구현해내야 하는데, 그것에 몰입하는 태도 자체가 재능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도 “학업과 실기 역량 모두 준비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겠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끈기와 성취감은 추후 작품 활동에 큰 자양분이 된다”라고 응원의 말을 잊지 않았다.

공존을 향한 예술의 여정,
<ART FOR GREEN>전

오랜 기간 인간과 동물, 도시와 자연의 공존 가능성과 조화로운 관계를 고민해온 박기훈 작가의 작품들은 오는 9월 3일까지 한전갤러리에서 열리는 <Art for Green>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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