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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프로젝트는 업사이클링 콘텐츠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브랜드입니다. 특히 우유팩이 가진 매력에 주목하고, 그것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윤을 좇는 ‘기업’ 활동보다는 환경친화적, 사회친화적 활동을 위한 ‘프로젝트’ 개념으로 시작했습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우유팩을 포함한 재활용품을 분리수거 해주면, 지자체에서 관할하여 지역의 리사이클링 업체가 깨끗하게 자원을 회수하고, 저희 밀키프로젝트가 그중 일부를 제공받아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한 제품/콘텐츠로 개발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개발한 밀키프로젝트 제품을 지역의 사회취약계층과 협업하여 제조/생산하면서 그분들의 사회적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한 활동으로 얻은 수익이 다시 지역사회를 위해  쓰인다면, 꽤 재미있고 의미 있는 환경친화 · 사회친화적인 활동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밀키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밀키프로젝트는 ‘지구, 사회, 사람-밀키프로젝트’ 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친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공유’, ‘공감’ 등을 핵심 가치로 브랜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밀키프로젝트의 첫 제품은 ‘밀키파우치’입니다. 작은 크기의 파우치로 카드, 동전, 액세서리 등을 간편하게 수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밀키프로젝트를 처음 떠올린 건 제가 일본에서 생활할 때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마케팅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일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5년간 도쿄와 후쿠오카에서 브랜드 컨설턴트, 브랜드 매니저로 활동했습니다.
해외여행을 자주 하던 저에게는 여행지에서 구입한 제품의 포장지를 챙겨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 포장지로 책표지, 책갈피, 동전 지갑, 배지 등의 일상용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제품 포장지에는 해당 국가 및 지역만이 갖는 생활문화의 특징들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유니크한 일상용품으로 업사이클링하기 좋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업사이클링’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취미 활동을 해왔는데요. 밀키파우치도 그런 취미 활동의 연장으로 태어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키프로젝트는 우유팩을 일상용품으로 업사이클링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업사이클링’이라는 단어가 세계적으로 공유되기 시작한 2014년 즈음, 취미로 하던 업사이클링 활동을 브랜드로 만들어 사업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밀키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하여 제가 살고 있던 후쿠오카시에 제안을 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시의 협조를 얻어 후쿠오카시 폐지협회로부터 우유팩을 조달 받기 시작하면서 밀키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에 밀키프로젝트는 후쿠오카시 공식 조달 지정업체로 선정되었고 2017년부터는 서울업사이클링플라자 입주를 계기로 한국 활동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밀키프로젝트의 대표 제품인 밀키파우치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회수된 우유팩 선별-세척-건조-재선별-재료손질-소독(여기까지가 재료 준비 과정)-필름후공정-커팅공정-재선별-테이핑-라벨링-버튼-결합-조립-패키징. 밀키파우치는 이런 과정으로 제작됩니다. 생략된 공정을 포함하면 약 서른 단계의 제작 공정을 거쳐 완성됩니다. 이런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 과정이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환경 관련 체험교육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런 목소리에 귀 기울여 만들게 된 것이 밀키프로젝트 오리지널 ‘업사이클링 D.I.Y. 체험 키트’입니다.

‘친환경’과 ‘사회적가치’, ‘공유’, ‘공감’ 등을 핵심 가치로 하는 밀키프로젝트의 브랜드 스토리가 공유되고, 업사이클링 제품의 친환경적 메시지가 공감을 얻어가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 깨끗이 회수된 ‘우유팩 한 장’이 전혀 다른 용도의 새로운 물품으로 재탄생 되는 업사이클링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떠올렸습니다. 이렇게 조금 다른 방식으로 얻은 친환경에 대한 공감의 에너지는 보다 강한 확장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공작교실을 돕는 수준의 체험 키트가 아니라 업사이클링 개념을 이해하고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이론 교육용 시청각 자료(동영상, PPT 등)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정, 학교, 교육 기관에서 친환경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체험 키트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취미 활동이 발전하여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자체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실패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큰 사업 자금이나 대규모 운영 조직이 필요했다면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사회친화적인 사업 모델인 밀키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이 강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고, 해외 사례를 분석하거나 협조가 필요한 기관/단체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데 공을 들인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업 아이템과 아이디어를 충분히 숙성시키고 창업을 했음에도, 실제 사업의 영역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밀키프로젝트가 생산하는 업사이클링 제품은 공산품보다 수작업 생산 공정이 많기 때문에 품질 표준화 작업이 힘들고, 대량생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관계 기관의 다양한 직/간접적 도움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밀키프로젝트는 지역사회와 함께 제품을 만들고, 그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돌려준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시설/공간입니다. 저 또한 창업 초기에 시제품 제작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필요할 때마다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이디어의 소스를 얻곤 합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은 물론이고, 호기심이 많고 만들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메이커 스페이스에 준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거나, 메이커 스페이스에 마련된 공간과 다양한 기기들을 활용해 보시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개발하던 제품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방문했다가 우연히 다른 기기를 접하게 되어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은 적도 있었습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재미있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그릇이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제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입니다. 밀키프로젝트라는 그릇을 예쁘고 바르게 잘 만들어 놓으면, 나중엔 이 그릇에 무엇을 담아내도 아름답고 가치 있어 보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좌우명이 ‘바르고 예쁘게 악착같이 그리고 꼼꼼하게’입니다. 밀키프로젝트도 이런 아이덴티티를 따르고 지켜가며 천천히 그릇을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밀키프로젝트 퀄리티’가 조금씩 신뢰받고, 사회적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보다 많이 행사할 수 있게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