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월드ON

메이커 교육으로 창의력을 높이려면 자율성이 중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기존의 주입식 학습 방법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지선 교수는 메이커 교육을 ‘변화하는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메이커 교육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그 과정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미래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창의력과 소통 능력, 협업 능력 등이 중요해진 것이죠. 이는 메이커 교육의 핵심 가치인 ‘창의력, 협업, 공유’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메이커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미래지향적인 교육인 셈입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역량에 대해 입을 연 이지선 교수는 먼저 창의력에 대해 설명했다.
“창의력은 미래 인재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지만 억지로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메이커 교육을 통해 창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자율성이 중요합니다. 이 자율성이 보장되어야만 아이들은 차곡차곡 창의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죠. 메이커 교육은 무엇인가를 만드는 행위인 만큼 일주일에 2~3시간이라도 스스로 어떤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제작해 보는 경험을 반복해야 해요.”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야 그 과정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와 다른 분야를 접목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주어진 상황을 변화, 발전시키는 행위를 통해 창의적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이지선 교수는 협업과 공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창의력 향상에만 급급한 우리와 달리 미국은 창의력과 협업 능력을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즉 다른 누군가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한 다수에 의한 창의력이야말로 메이커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라는 뜻이다.

창의력과 협업 능력은 별개가 아니다

스스로를 ‘메이커, 교육자, 디자이너’라고 소개할 만큼 메이커 문화에 열정적인 이지선 교수는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다. 매년 딸과 함께 새로운 제품을 출품하면서 소통하고 공유하며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메이커 페어는 그에게 또 다른 배움의 장이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 메이커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이지선 교수가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만든 비영리단체 ‘메이커교육실습’이 진행하는 일종의 만들기 프로젝트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2016년 ‘아이들 스스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큰 호응을 얻어 500여 명 이상이 참가하는 큰 행사로 발전했다.
“영 메이커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메이커 활동은 가능합니다. 메이커 교육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으니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만들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죠. 단, 처음부터 어려운 걸 고르기보다는 연령에 맞춰 흥미를 끌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픈 소스로 배우고 오픈 소스로 공유하라

메이커 교육이 우리 아이의 미래 역량을 키워준다 해도 그 방법을 몰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부모도 많다. 이런 부모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이지선 교수는 “오픈 소스(Open Source, 소스 프로그램이 공개되어 자유롭게 수정하고 재배포할 수 있는 프로그램)를 활용하라”라고 전했다.
“메이커 활동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메이커 교육에 있어서 오픈 소스의 활용도는 끝이 없어요.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만 찾아봐도 어린이를 위한 색칠하기, 이진법 배우기 등의 간단한 자료부터 로봇, 프로그래밍 등이 공유되어 있습니다. 이런 오픈 소스를 통해 배우고,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오픈 소스로 공유하는 이타적인 창의성이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중요한 가치가 될 겁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아이가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럼 우리 아이는 미래를 맞이할 준비가 된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