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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Rose)팜은 첨단 양돈 기술이 모인 기업형 양돈장이다. 덕분에 ‘꿈의 양돈장’이라 불리는 로즈팜은 1년 사계절의 기온, 습도, 환기량, 사료 섭취량, 그리고 각 개체의 체중 증감량 등을 데이터 형태로 기록하고 이를 분석, 활용한다. 그간 모아온 데이터 덕분에 로즈팜은 양돈장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효율적인 급여량까지 정확하게 계산하며 농장의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로즈팜 김학현 대표의 부모님은 고향 김제에서 큰 규모로 양돈업을 하고 있었다. 김학현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교를 다니면서 부모님 농장이 예상보다 규모가 작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대학교에 와서 보니 1000마리~2000마리는 기본이고 1만 마리를 키우는 동기들도 많더라고요. 그제야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실감했고, 조금 더 큰 규모로 양돈업을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졸업 후 부모님 농장을 물려받고 본격적으로 양돈업을 시작한 그는 양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을 방문해 새로운 교육을 받고, 국내에서 실시되는 수많은 세미나에 참석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돼지를 키우는 데 애를 먹고, 수익이 낮아 고전하기도 했다. 다행히 여러 시행착오 끝에 5년 만에 기존보다 10배 큰 양돈장을 키워냈다.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농장을 가지게 되었지만 김학현 대표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을 위해서는 규모를 확장하는 데서 나아가 더 효율적인 양돈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기존 운영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농장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축사를 설계할 수 있도록 그래픽 설계 프로그램인 캐드(CAD)도 배웠고요. 덕분에 돈사나 자재 설계 등을 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정확히 제가 원하는 형태의 축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김학현 대표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양돈계열화사업 전문 업체인 CJ돈돈팜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꿈이 실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돈사를 만들 때 가장 처음 부딪힌 어려움은 부지 선정이었다. 간신히 구한 땅이 조건이 맞지 않아 몇 번이나 계약을 파기했다. 그렇게 찾은 마지막 공간이 지금 로즈팜이 위치한 경기도 평택이다.
“여기서도 처음에는 주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어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로즈팜은 스마트팜이라 악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평택에 농장을 짓기 전 국내의 수많은 농장을 견학하며 배운 것도 많다. 농장만 본 것이 아니라 근처에서 냄새도 맡아보고, 그 냄새의 원인을 분석한 후 문제점과 해결 방안까지 고민했다는 김학현 대표. 덕분에 로즈팜은 돈사에서 주로 사용하는 환기 조절 시스템을 개량해 농장 내 최적의 환기량을 측정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김학현 대표는 에어워셔 시설 하나에만 6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앞으로 악취 저감 없이는 농장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라고. 또한 모든 사료 급이기의 공급 시간과 제한 시간을 따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 급이기에 특정 사료와 약품까지 배합할 수 있게 해 사료 급이의 효율까지 높였다.

로즈팜은 환기, 사료 급이 등 축산 농장이 풀어야 할 문제를 기술로 해결했다.

스마트팜은 농사나 축산의 자동화를 통해 편리함을 주지만 초기 설비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스마트팜을 제대로 활용하고 발전시키려면 처음부터 모든 스마트팜 시설과 시스템을 한 번에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장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데이터가 생성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일부가 아닌 농장 전체에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이를 통한 종합적 데이터 활용이 스마트팜 성공의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학현 대표는 로즈팜을 만들기 전 2010년에는 축사 현대화 시설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고, 로즈팜을 만들 때는 전문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 덕분에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그에게 그냥 굴러들어온 복은 아니다. 자신이 직접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발전을 거듭했기에 그를 믿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다.

로즈팜의 성공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것만으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김학현 대표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추고, 그에 더해 자기 농장만의 내외부 환경, 각 동물 개체에 맞춘 적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쉼 없이 새로운 데이터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똑같은 데이터라도 이를 어떻게 분석할지,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는 농장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데이터는 생성해줍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운영자의 몫이지요. 정보통신 기술이 편의성을 높여주지만, 이것이 수익 향상으로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프로그램, 플랫폼, 사람의 역량이 모여야 농장의 수익 향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죠. 스마트팜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농장주가 농장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스마트팜을 전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김학현 대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환기, 사료 급이 등 농장의 모든 시스템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것이 완성되면 지금보다 훨씬 쉽게 스마트팜 농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팜 농장은 기본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작 전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악취가 적은 곳으로 소문난 농장도 모든 냄새를 완벽하게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직접 많은 농장을 방문해서 각 문제점을 확인해보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과정을 착실히 밟으려면 무엇보다 열정이 중요하겠죠. 내가 정말 하고 싶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열정이 스마트팜 운영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