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디자인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형기 프로입니다. 오늘 이렇게 한국잡월드 웹진 인터뷰를 할 기회가 생겨서 영광입니다. 저도 중학생과 초등학생을 둔 아버지라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테마파크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알려주고 싶어요.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테마파크 용인자원농원에서 출발한 에버랜드는 올해로 46년을 맞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테마파크입니다.
이름의 의미는 '영원한 땅'을 뜻하고요. 언제나 즐거운 일이 끊이지 않는 곳답게, 놀라운 체험이 매일 일어나는 곳을 콘셉트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언제나 즐겁고 가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에버랜드 디자인그룹에서는 테마파크의 전체적인 공간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 자그마한 자재에서부터 소품까지 전반적인 디자인 업무를 모두 총괄하고 있습니다.
각종 사인물의 그래픽, 근무자 유니폼과 연기자 의상 디자인, 레니와 친구들 캐릭터, 공간 구성물·자재·소품의 컬러 디자인 등 여러 디자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지원하는 사람으로서 유관 부서와의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버랜드는 공간의 특성에 따라 총 5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입장하자마자 흥겨운 음악 소리와 함께 세계 유명 건축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글로벌 페어가 있고요, 어린이 전용 놀이기구와 동화 속 환상의 나라를 구현해둔 매직랜드가 있습니다. 다음으론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모티프로 한 아메리칸 어드벤처와 유럽 마을과 정원을 구현해둔 유러피안 어드벤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T익스프레스와 포시즌즈 가든, 장미원이 유러피안 어드벤처에 속해있지요. 동물원인 주토피아는 자연과 사람, 동물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에버랜드의 심장과 같은 공간입니다.
에버랜드에서는 고객들이 반복되는 일상을 탈피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파크 구석구석환경을 조성하고 축제나 퍼레이드 등의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에버랜드에서 더 큰 행복감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까’에 주력합니다. 또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놀이와 즐거움에서 나아가 학습의 장을 제공해주고자 여러 체험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에서는 일상에서 접하지 못하는 환경, 건축물, 스토리를 즐길 수 있어요. 영화 세트장을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테마파크에는 원근법을 이용한 건축물이 많아요. 이를테면 1층은 층고가 높고, 2층, 3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작아지는 식이죠. 실제 바위를 대체한 락웍(rockwork)이나 에이징 기법을 이용해 퇴색한 느낌을 주는 공간들도 주시해 보세요. 이런 시각 장치들이 보다 다양한 즐거움을 줄 테니까요.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는 보통 6월에서 8월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시즌 외 기간에는 방문할 수 없어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고급 휴양지처럼 수변에서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새로 조성했습니다. 스페인어로 '카리브 해'라는 뜻의 ‘마르카리베’라는 라는 공간이고요, 4월 말에 오픈 예정으로 무료로 입장가능한 공간입니다.
또한 5월 13일부터는 에버랜드에서 장미축제도 열리는데요. 올해는 '플라워아트마켓'이라는 컨셉으로 꽃과 음식, 아티스트들의 예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 캐리비안 베이에 새롭게 오픈하는 마르카리베
어릴 적에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였어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달까요? 원래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제대 후 미대에 진학했어요. 어릴 적 좋아하던 특기를 살리고 싶어서였죠. 미대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했고 유학 갈 기회가 주어져 미국에서도 공간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졸업 후 로버트 A.M. 스턴 건축사무소에 들어가 경력도 쌓을 수 있었죠. 그 곳에서 디즈니랜드 환경-디자인 업무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 테마파크의 호텔, 레스토랑 등 시설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고 느꼈죠. 테마파크를 디자인하려면 테마파크를 정말 좋아해야 해요. 에버랜드 면접 질문 '제1호'도 “테마파크를 얼마나 좋아합니까?”니까요.
에버랜드를 방문한 고객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테마파크 디자인은 일정기간을 거쳐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작업 전, 후 공간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데요, 퍼즐을 맞추듯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테마파크를 볼 때도 기쁘지요.
에버랜드 이형기 공간디자이너가 전하는 ADVICE
테마파크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어울려 일하고 있어요. 그 중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영역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해요. 학창시절부터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그런 경험들이 모여 자신만의 스토리가 될거에요.
테마파크에선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인관계 능력과 소통 능력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테마파크에 대한 애정이 가장 중요해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선사할지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고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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