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직업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우리가 안정된 직업이라 여기는 것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고 암기하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묻고 자신의 눈으로 파악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아직 산업사회의 모델에 머물러 있는 우리 교육은 여전히 다른 이보다 뛰어난 재능을 발견해 일찍 시작하고 오래 반복하는 것이 최고가 되는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입시와 취업과 경쟁에 맞춰져 있는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은 요점정리용으로 잘 정리되고 가공된 지식을 받아 흡수하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좋아하는지, 어떤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감수성과 지적 능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풍부하게 경험케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창의성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놓아야만 어떤 직업을 택하든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창의교육은 창의사고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그러나 생각만 창의적으로 하게 만들어서는 진정한 창조적 결과물이 나오기 힘듭니다. 창의행동력이란 행동을 통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새로운 방법을 발견해 자기만의 창의적 결과물을 완성하는 힘입니다. 풀기 어렵지만 대부분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를 머리로 해결하는 능력이 창의사고력이라면, 창의행동력은 몸으로 미지의 길을 탐사해 새로운 지식과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창의행동력의 핵심은 ‘사고를 다르게’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다르게’함으로써 생각이 저절로 전환된다는 데 있습니다. 흔히 창의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틀에 박힌 사고’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근원적인 요인은 ‘틀에 박힌 행동’에 있어요. 똑같은 정보를 가지고 남과 똑같이 움직여서는 자기만의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죠.
창의행동력을 키우려면 ‘행동호기심’, ‘행동발견력’, ‘행동결정력’이라는 3단계를 실천하면 됩니다.
‘행동호기심’은 창의행동력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로 한마디로 궁금하면 바로 움직이라는 거예요. 머릿속으로만 궁금한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금하면 당장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고, 현장에 가보고, 집으로 돌아와 실험해보는 거죠.
2단계인 ‘행동발견력’이란 새롭게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자신의 눈으로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연극, 실험, 체험을 통해 스스로 경험하며 깨달을 때 비로소 자신의 눈으로 볼 줄 아는 힘이 길러집니다.
마지막으로 3단계인 ‘행동결정력’은 한마디로 골을 집어넣는 능력, 즉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힘입니다. 시를 배웠으면 시를 써보고, 과학지식을 배웠으면 스스로 실험을 해보고, 자기 손으로 그리거나 만들어서 결과물로 완수해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런 경험을 해본 아이들은 스스로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인재가 됩니다.
어떤 연령대이든 창의성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활동의 결과로 창의성이 저절로 따라오게 해야 해요. ‘창의적인 그림을 그려봐라, 창의적으로 글을 써봐라’라고 주문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창의적 결과물이 저절로 따라오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에서 몸을 쓰게 하거나, 정답을 알 수 없는 열린 문제를 제시하거나, 답을 내는 지름길이 아니라 돌아가는 과정을 도입하면 됩니다.
창의성의 핵심은 흔히 생각하듯 다르게 생각하는 비범한 천재성이나 고도의 전문성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업할 수 있는 소통 능력,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 끝없는 호기심과 열정입니다.
이를 길러주기 위해서는 내용의 창의성만큼이나 방법의 창의성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아이와 대화하는 방식부터 바꾸는 게 좋습니다. 부모가 먼저 결론을 내고 “~해라”라고 명령하기보다는 “~하고 싶니?” 혹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아이에게 물으며 생각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넘겨주세요. 자기가 스스로 원해서 행동할 때 창의성이 길러집니다. 제가 1년간 취재했던 캘리포니아 창의교육의 핵심은 교사도, 학부모도, 모두 끊임없이 아이에게 선택지를 주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묻는 데 있었습니다.
그것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하는 것 뿐이다.(The only way to do it is to do it)
창의 방법론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전파하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디스쿨(D School)의 모토입니다. 미리 걱정하거나 못할 거라 생각하지 말고 어찌되었든 행동에 옮겨 시작해보라는 게 디스쿨에서 강조하는 창의행동력 실천 지침이죠.
재미와 약간의 이상함을 창조하라.
세계적인 창의기업 자포스(Zappos)의 실천 지침 중 하나입니다. CEO인 토니 셰이는 그 구체적인 방법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가지를 개선해보십시오! 극적인 변화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회사 내부서식, 입사지원서, 웹사이트에 한두 문장을 더해서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끄럼틀 위에서 짜장면을 기리는 시를 써 보라.
제가 『창의행동력』에서 쓴 실천 지침입니다. 책상 위가 글쓰기의 유일한 장소는 아니에요. 논리적인 글, 독서감상문, 과학보고서가 글쓰기의 전부도 아니구요. 책상 앞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찾아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순간, 창의적 결과물은 저절로 따라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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