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튜디오돌핀’이라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에서 책임 PD로 근무하는 이치욱입니다.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는 모든 일(기획, 구성, 촬영, 편집,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제작하는 EBS 유튜브 채널 ‘편의점 클라쓰e’의 경우, 저는 작가진들과 함께 게스트 후보의 리스트를 짜는 회의를 주관하고, 섭외된 게스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대본을 짜는 구성 회의,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업로드하는 등의 채널 운영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EBS 유튜브 채널 ‘편의점 클라쓰e’
아무래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웃음). 직접 기획, 구성한 콘텐츠가 대중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때가 PD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섭외를 이뤄냈을 때도 무척 기쁩니다. 예능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인기가 한창이던 지난 연말, 댄스 크루 프라우드먼의 리더 모니카와 립제이를 섭외했을 때 모든 스태프가 환호했던 순간이 기억나네요. 그때의 섭외로 현재 모니카, 립제이 두 분은 저희 FLO(음원 사이트)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캡틴모립’의 진행자로 출연 중이고요. 또 다른 보람을 느낄 때는, 광고 매출이 많이 나올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여도 결국 매출이 나오지 않는 콘텐츠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광고주들이 보기에 매력적인지 계속 되뇌며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뉴미디어인 유튜브와 팟캐스트의 콘텐츠는 TV나 라디오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본인이 원하는 장소에서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시간과 장소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으니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폭이 매우 넓어져, 경쟁력 없는 콘텐츠들은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운동 중에, 혹은 운전을 하거나 이동 중에 들을 수 있고, 일상에서 쉽게 들을 수 있어서 동영상 플랫폼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것 같습니다. 팟캐스트 프로듀서로서 일반 TV 제작 과정과 다른 점은 방송 문법에서 벗어난 기획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TV 방송에서 다룰 수 없는 이야기나 섭외, 혹은 광고 등을 담을 수 있으니 창의력을 잘 살린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지요. 이런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스튜디오돌핀이 제작하고 있는 FLO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인 ‘캡틴모립’의 경우 ‘스우파’에서 팬덤의 적극적인 활동이 가장 많았던 모니카, 립제이를 섭외하면서 그 팬덤을 그대로 신규 콘텐츠 ‘캡틴모립’으로 가져온 경우가 있었고요. 또 다른 경우로는 채널 개설 초반부터 청취자와 같이 성장한 경우도 충성도 높은 팬덤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유명해진 경제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도 제가 담당 PD였던 유튜브 채널 개설 초반에는 당연히 구독자 0명부터 시작했어요. 하지만 꾸준한 상승세와 함께 첫 광고가 들어오고, 채널의 첫 광고라는 이유로 구독자들이 해당 광고 제품을 소비해 주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모든 광고 슬롯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 채널이 된 지금도 충성도 높은 구독자들이 채널 광고제품을 적극 소비해 주는 덕분에 광고주들이 매우 선호하는 채널이 됐죠.
'캡틴모립'
지금의 직업을 학창 시절부터 준비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여러 직업을 거쳐 현재의 일을 하는 상황인데요. 원래는 음대 진학을 목표로 입시를 준비하고, 원하는 대학에 가서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대학에서 음향에 관심을 갖게 돼서 사운드 디자인 분야로 유학을 가게 됐죠. 그렇게 딴 학위로 게임 회사의 음악/효과음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공연을 기획하고 음향 엔지니어로 일하다 편곡 담당 공동 제작자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담당하던 가수의 앨범 발매가 어렵게 돼서 회사에서 음악 팟캐스트 제작을 맡게 되었고, 그 일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우연의 연속이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치욱 PD가 걸어온 직업의 길
후배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지만 PD는 ‘책임을 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무한한 책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이 대인관계입니다. 창의성이나 대본 작성 능력에 아쉬움이 있으면 작가들이나 스태프들을 찾아 팀을 꾸려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 되는데요. 평소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이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콘텐츠 제작 프로듀서는 규모 있는 팀을 꾸리기 전까지는 본인이 직접 편집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편집의 시간은 고독합니다. 일반 회사원처럼 회의, 보고서 제출, 기본 행정 업무와 거래처(출연자)들과의 미팅 등을 모두 수행하더라도 혼자 남아 편집하는 시간이 있어서 매우 힘든 직업인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가 성공했을 때 얻는 보람은 훨씬 큽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런 보람 덕분에 계속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치욱 PD의 최애 동영상.오디오 채널은?
WLDO (유튜브)
전 세계의 다양한 광고를 분석해서 광고 트렌드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채널입니다. 광고는 기업과 브랜드를 가장 창의적으로 다루는 콘텐츠여서 잘 만들어진 광고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지금 세계의 콘텐츠 흐름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죠. 특히 창의력의 한계가 정해지는 청소년기에 이런 유수의 광고들을 접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창의성이 더욱 발전할 것 같아요.
샤론최 장도연의 있어빌리티 (FLO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스튜디오돌핀 제작)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시상식 통역자로 유명해진 샤론최와 개그우먼 장도연이 진행하는 10분 안팎의 짧은 영어 어학 콘텐츠입니다. 요즘에는 일상생활에서도 영어를 쓰는 상황이 매우 많죠. 이 콘텐츠는 일상에서 쓰일 만한 가장 트렌디한 영어 단어, 문장을 어떤 식으로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콘텐츠입니다. 짧은 만큼 익히기도 쉽고, 반복해서 청취하고 따라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지게 구성했습니다. 기존 어학 콘텐츠가 듣기 어려우셨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금융 읽어주는 여자 천덩이 (유튜브)
재테크 기본 상식, 경제 용어 등을 쉽게 정리해 주는 채널입니다. 이제는 ‘경제’라는 과목을 중고등학교 교과목에 별도로 포함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경제관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해졌는데요. 이 채널에는 통신 요금 절약법, 청약통장 만드는 법, 올바른 체크카드 사용법 등의 실생활 경제와 기본 재테크 개념을 잡아주는 강의가 많아서 청소년들은 꼭 한번 정주행해 볼 만한 채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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