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전문가 / 코엑스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스트 김근환

“아쿠아리스트요?
해양생물의 부모 같은 존재죠”
아쿠아리스트는 아쿠아리움에서 해양생물을 보살피는 사람이다.
먹이 주기, 수질 관리, 수중 디자인, 종보전 연구 등 그들의 업무는 다양하다.
김근환 아쿠아리스트(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중생물종보존R&D센터 종보존1파트)를 만나
아쿠아리스트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인터뷰 김민지, 글 배수은, 사진·영상 승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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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스트요? 해양생물의 부모 같은 존재죠”
아쿠아리스트는 아쿠아리움에서 해양생물을 보살피는 사람이다. 먹이 주기, 수질 관리, 수중 디자인, 종보전 연구 등 그들의 업무는 다양하다. 김근환 아쿠아리스트(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중생물종보존R&D센터 종보존1파트)를 만나 아쿠아리스트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인터뷰 김민지, 글 배수은, 사진·영상 승일미디어

“아쿠아리스트가 생소하다고요? 바다 생물을 키우는 부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다는 헤아릴 수 없는 곳, 그래서 더 매혹적인 곳이다. 바다를 옮겨 담은 아쿠아리움은 도심에서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올해로 12년 차, 김근환 아쿠아리스트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상어, 가오리 등의 해양생물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10마리 정도의 상어가 있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그의 하루를 지켜보았다.

모든 생물을 사랑하던 아이

김근환 아쿠아리스트는 어릴 때부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좋아했다. 개와 고양이는 물론이고 곤충까지 좋아해서 생물이라면 무엇이든 관찰하고 키우고 싶어 집으로 가져오던 ‘생물 덕후’였다. 평소 보기 힘든 동물을 만날 수 있는 동물원이나 수족관은 그에게 즐거운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이런 시간이 쌓여 그는 동물을 키우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되었고, 대학 진학을 앞두고 관련 학과를 찾아보던 중 ‘해양생물학과’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일상에서 보는 동물보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바닷속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죠.”

코엑스 아쿠아리움에는 20명의 아쿠아리스트들이 활약하고 있다. 남녀 비율은 7:3 정도. 체력 소모가 심한 만큼 남성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아쿠아리스트는 바닷물을 담은 대형 수조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이라 관련 학과 출신이 많은 편이다. 대표적인 곳은 해양생물, 수산질병, 어병학, 수산양식 등의 해양 관련 학과들. 만약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았다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 양식기사 자격증, 수질환경기사 자격증, 수산질병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고, 다이빙 자격증을 따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아픈 친구를 잘 치료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무언가를 기르는 사람은 안다. 잘 먹고 잘 자라는 걸 보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야생 수중생물을 관리하는 아쿠아리스트 역시 아프거나 잘 못 먹는 친구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된다. 야생동물은 아픈 게 드러나면 포식자의 1순위 먹이가 된다. 생사가 달렸으니 육상동물은 물론 수중생물 역시 아픈 티를 내지 않는 게 본능. 그래서 병이 있어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들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아쿠아리스트가 주의 깊게 살피며 직감적으로 이상을 감지해 치료하는 수밖에 없다.

“상어를 관리하다 보니 위험한 스릴을 느끼는 재미도 놓을 수 없어요. 그렇다고 공격성이 강한 녀석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잘 따르는 친구, 사람을 싫어하는 친구 등 성격도 다양합니다. 겉모습 역시 비슷해 보여도 무늬나 지느러미 모양 등이 조금씩 달라서 저희는 다 구분합니다. 상어의 경우, 20년부터 60년까지 수명이 다양한데 건강하게 관리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죠. 작은 단서만으로, 혹은 직감으로 병을 발견해 무사히 치료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어요.”

아쿠아리스트의 하루가 궁금해요!

이른 아침 : 새로운 하루 시작. 물고기들은 물론 각종 기기를 점검하는 시간.

오전 9~10시 : 수조 청소 및 정리의 시간. 밤새 가라앉은 배설물과 수조 청소.

오전 10시~오후 12시 : 각각의 물고기에 맞춰 식사를 준비하고 먹여주는 시간.

오후 13~16시 : 연구 시간. 수질 테스트, 먹이용 미생물 배양, 물고기 질병 치료나 예방. 간식을 주기도 한다.

오후 16~17시 : 물고기들의 저녁 시간.

오후 17~18시 : 식사 후 공간 정리, 사육 일지 작성하며 하루 마무리.

오후 18~22시 : 저녁 관람객을 위해 근무조가 남아 있는 시간. 관람 시간 끝난 후 물고기들이 저녁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마지막 조명 체크까지 꼼꼼하게!

아쿠아리스트는 몸과 마음, 머리를 바치는 직업

아쿠아리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보유 생물의 증식, 보전에 대한 연구, 생태교육 등의 역할도 한다. 해양생물에게 먹이를 주고 멋지게 다이빙을 하는 모습만 보고 동경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쿠아리스트는 체력과 함께 끝없는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해외 논문을 밤새워 읽고 물속에 들어가 오랜 시간 동물들을 보살피는 일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하기 힘들다.

“실제로 먹이를 줄 때는 수조 위에서 막대기 (피딩 파이프)로 주는데 누가 안 먹었는지, 누가 많이 먹었는지 각 개체를 일일이 살피면서 줘야 합니다. 다이빙도 여러 번 해야 하고요. 그래서 아쿠아리스트는 의외로 체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먹이 주기와 수질 관리는 기본, 수중 디자인까지 담당하는 아쿠아리스트의 많은 업무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일 중 하나는 바로 연구다. 아쿠아리스트는 해양생물의 종보전을 위해 분변부터 개체 관리까지 다양한 관찰과 연구를 진행한다. 수족관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자연에서 사라져가는 종을 보전하기 위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김근환 아쿠아리스트는 ‘종을 건강하게 보호하고 보전하는 일이 아쿠아리스트의 가장 큰 사명’이라고 말한다.

“수족관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거대한 수조 안에서 처음 보는 해양생물을 보면 아이들은 흥분하기 쉽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수조를 치거나 때리면서 관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수조 안 생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는 것만으로도 지상에서 갑자기 번개가 치는 것만큼 수조 안 세계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아쿠아리움에서 사진만 찍는 것보다 해양생물과 생태계를 이해하고 흥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아쿠아리움에서 해양생태계와 해양생물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때,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면 더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아쿠아리스트가 될 거라고 결심하는 친구들도 생기겠죠?”

아쿠아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아쿠아리스트의 주요 업무는 먹이를 만들고 잘 먹이는 것. 아프지 않은지 잘 보살피려면 동물을 좋아해야 한다.

체력

수조를 청소하고 먹이를 주다 보면 하루에 대여섯 번도 더 다이빙을 할 때가 있다. 아픈 아이가 생기면 며칠씩 밤을 새우며 비상 근무를 하니 든든한 체력은 필수.

외국어

국내 자료가 부족해 해양생물 관련 논문을 살피려면 영어가 기본이다. 일본 아쿠아리움 자료도 많아서 일본어까지 가능하면 더 좋다.

자격증

양식기사 자격증, 수질환경기사 자격증, 수산질병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고, 다이빙 자격증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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