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 수의학과 대학생

동물을 예뻐하는 것보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중요합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17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반려동물 관련 시설과 서비스는 아직도 부족하다.
방학마다 들르던 시골 할머니 댁에서 개구리, 메뚜기를 가까이서 접하며
동물과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된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이찬 학생.
그가 선택한 수의학과란 어떤 곳이며, 어떤 준비를 했는지 들어보자.
글 배수은, 사진 배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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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예뻐하는 것보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중요합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17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반려동물 관련 시설과 서비스는 아직도 부족하다. 방학마다 들르던 시골 할머니 댁에서 개구리, 메뚜기를 가까이서 접하며 동물과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된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이찬 학생. 그가 선택한 수의학과란 어떤 곳이며, 어떤 준비를 했는지 들어보자.
글 배수은, 사진 배주영

“저희 학과는 수의예과가 2년이고, 이후 본과로 진급해서 보내는 4년은 수의학과라고 해요. 입학은 수의예과, 졸업은 수의학과로 하는 거죠. 저는 새내기 수의예과 학생이지만 동물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롭게 느낀 것들이 많아서 제 생각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방학을 맞은 이이찬 학생의 얼굴은 조금 들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다소 완화된 덕분에 대면 수업도 제대로 하고 있고, 대학 생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성실한 그가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연구자가 되고 싶었던 과학고 학생

“중학교 때까지는 과학자나 연구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러다 생명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는 방향으로 구체화되면서 영재고(과학고)에 진학했어요. 1학년 때는 바이오에탄올 관련 활동과 연구를 하고 2학년 때는 암세포나 동물세포 재생에 대해 연구하면서 의학이나 수의학 분야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이이찬 학생이 본격적으로 수의학으로 진로를 정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키우기 시작한 도마뱀 덕분이다. 손가락만 한 크기에서 지금은 손바닥만 하게 자란 그의 애완 도마뱀은 정말 잘 키웠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도마뱀을 제대로 키우기 위한 도움을 받거나 아플 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더라고요.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져서 예전보다는 가까운 곳에 동물병원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강아지나 고양이 위주고,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많이 느껴졌어요.”

희귀 반려동물, 혹은 특수 동물을 치료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금 더 늘어나면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고, 이 고민이 결국 이이찬 학생을 수의학과로 이끌었다.

다양한 길이 열린 수의학과를 선택하다

이이찬 학생은 대학 진학을 위해 수의학과를 자세히 알아보니 이 분야가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던 수의학과 졸업생의 진로는 소동물 임상 수의사 정도였다. 하지만 수의학과를 졸업하면 임상 수의사로서 반려동물은 물론 특수 동물까지 치료할 수 있고 수의직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수의직 공무원은 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서 연구와 방역 업무를 수행한다. 일반 사기업으로 진출할 경우 식품회사 또는 제약회사에서 실험동물을 보살피거나 동물 백신을 개발하는 등의 일을 할 수도 있다.

수의학과를 졸업해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이찬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만의 꿈을 찾아봐요

과학고에 다닌 덕분에 연구 활동이나 인턴십 활동 등 다양한 외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이찬 학생은 자신의 강점이 꼭 전공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과학 관련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서도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봉사 활동을 하거나, 스스로 1365(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노인 요양 병원에서 봉사하기도 했다.

“사실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뚜렷하게 알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 예를 들어 학생이라면 학교 공부나 비교과 활동 등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그런 시간 속에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냈거든요.”

이이찬 학생 역시 도서관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관련 분야의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으며 공부했고, 노인 요양 병원의 봉사를 통해서는 생명의 소중함이나 생명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가 있는 공간,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배울 것이 있기에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길이 보인다고 말하는 그가 더 믿음직해 보였다.

실전 경험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것을 배우다

이이찬 학생은 대학교에 들어간 첫 학기에 운 좋게도 동물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학교생활을 병행해야 하기에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정이었지만 현장에서 일을 한다는 건 어떤 강의나 책으로도 채울 수 없는 멋진 경험이 되어 주었다.

“우선 동물병원, 즉 소동물 임상 병원의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제가 수의학과 학생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14년이나 키운 강아지를 데리고 급히 응급실을 찾아온 보호자가 있었어요. 어떻게든 반려견을 살리고 싶었지만 이미 노화로 인해 병이 너무 진행된 상태라 손을 쓸 수 없었죠. 그래서 의사와 보호자는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안락사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날 보호자들은 병원에서 한참을 울었고, 슬퍼했다. 이이찬 학생은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람을 다루는 일반 의사와는 다르게 수의사는 개체의 안락사 여부까지 결정해야 할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셈이다. 때문에 수의사에게는 생명을 다룬다는 책임감 외에도 높은 수준의 윤리성이 요구된다. 이런 윤리적인 결정을 위해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건 어쩌면 좋은 약을 쓰고 수술을 잘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수의과대학에 대해 궁금한 것들,
이이찬 학생에게 물었습니다

수의예과 / 수의학과가 궁금해요!

“수의예과와 수의학과를 통틀어 수의과대학이라고 불러요. 수시나 정시로 수의예과에 입학한 학생은 수의예과에서 2년, 수의학과에서 4년을 보냅니다. 수의학과로 바로 입학하는 방법도 있어요. 편입생은 주로 본과 1학년으로 들어오죠. 학교마다 입학 제도가 다르니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정확히 파악하세요.”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나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학생이 늘고 있어요. 하지만 수의과대학은 동물의 예쁜 모습만 보는 곳이 아니에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꼭 생각해야 해요.”

수의과대학을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나요?

“수의과대학은 동물병원의 임상 수의사는 물론 의학, 약학, 공중보건학 등 생명과학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있어요. 최근 더욱 중요해지는 외래성 질병을 차단하는 전문 검역 인력이 될 수도 있고요. 제약회사나 화장품 회사의 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되기도 해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학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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